잡담 및 경수필

왜 IT업종의 개발자들은 여자친구가 없을까요? 에 대한 나의 생각

2018. 12. 21. 23:48






 자신이 컴퓨터공학과이고 페이스북을 한다면 생활코딩이나 코딩이랑 무관합니다만이라는 그룹을 들어본 적이 있을 것이다. 최근 거기에서 "왜 IT업종의 개발자들은 여친이 없는 사람이 많을까요?"라고 장난스레 질문했던 글을 보았다. 나는 여기에서 이에 대한 나의 생각을 털어놓을 생각이다. 사실 뭘 말하든 예전의 나를 욕하는 글이 될 것 같다.


 나도 IT쪽으로 개발을 좋아하고 탐구하고 배우는 것을 좋아하는 한 고등학생이다. 아무리 개발 능력이 뛰어난 고등학생이라 한들 성인들보다 쌓은 경험도 한계가 있을 뿐더러, 나는 개발 능력이 뛰어난 고등학생의 축에도 끼지 못하기 때문에 나의 짧은 소견에 많은 사람들이 공감하지 못할 수도 있다. 그러나 나는 내가 생각하는 바에 대해 말해보도록 하겠다. 


 첫번째 이유로, 일부 개발자들은 사회성이 떨어진다. 물론 나도 그렇다. 최근들어서야 이 이유가 정말 크다는 것을 절실히 느끼게 되었다. 올해 정말 친한 친구가 비오비 활동으로 학교를 나오지 않게 되자 나는 같이 밥먹을 친구가 없어지게 되었고, 그나마 친했던 1학년 때 반에서 은근히 친하던 친구들과 함께 어울리게 되었다. 친구가 비오비 활동을 하고 있었을 수 개월의 시간동안 나는 그 친구들과 함께 지내면서 거절하는법, 친구 사귀는법, 친구랑 장난스레 대화하는 법, 대화를 끊임없이 연결하는 법 등을 본능적으로 배운 것 같다. 그래서 지금은 기숙사에서 원래 안친했던 친구들과 만나도 자연스레 장난도 칠 수 있는 성격으로 바뀌게 되었다. 이 전에는 정말 내향적인 성격을 가지고 속히 말하는 "찐따"였을 때와 정말 다른 느낌이었다. 내가 보았을때 개발자들은 정말 개발을 좋아한다. 그래서 사회성을 기르려는 노력을 하지 않는다. 아 나는 원래 이런 성격이니까. 단지 이렇게 치부해버릴 뿐이다. 나도 그랬다. 


 두 번째 이유로, 자기관리를 하지 않는다. 물론 첫번째와 마찬가지로 나도 그랬다. 이런 경우 자신이 진심으로 좋아하는 사람이 생기면 자연스럽게 해결할 수 있다. 개발자들은 IT쪽에 관심이 많이 쏠려있기 때문에 사실 자기관리에는 많은 신경을 쓰지 않는 것 같다. 나도 2018년 초까지는 그랬으나 수학여행 때까지 한 친구에게 정말 잘보여야겠다는 생각으로 86kg에서 75kg 까지 감량했고 현재까지 꾸준히 감량 중이다. 그리고 다시 한 친구에게 잘보여야겠다는 생각을 갖고 옷 입는 것도 신경써서 입게 되었다. 예전의 나는 그냥 있으면 입는 것, 그 이상 그 이하도 아닌 것이 바로 옷이었다. 하지만 생각을 달리하여야 한다. 옷은 자신을 표현하는 가장 대표적인 수단이다. 내가 한창 자기관리를 하지 않았을때는 컨퍼런스에서 나눠준 옷을 그냥 그대로 입고 최대한 Geek하게 보이려고 노력했던 것 같다. 동료 개발자들에게는 "이 컨퍼런스 다녀왔나보네? 멋있다" 가 될 수도 있다. 하지만 타업종 사람들에게는 옷을 정말 못입는, 입을게 없어서 저런것만 입는 사람으로 보일 가능성이 크다. 


 세번째로, 한 50% 정도가 오타쿠이다. 사실 정도껏, 그리고 눈치껏 이런 문화를 즐긴다라는 식으로 나오면 문제 될 것이 없다. 아니면 자신의 컨셉이 정말 특이하고 웃긴 컨셉이거나. 근데 그냥 오타쿠는 답이 없다. 첫, 두번째와 마찬가지로 나도 그랬다. 나는 이런 상황을 인지하게 된 배경이, 친구가 나보고 너 말투가 오타쿠 컨셉이야? 라는 말을 했을 때다. 그때동안 나는 내가 오타쿠같은 말투를 사용하는줄 몰랐다. 이 이후 정말 의식적으로 말을 하게 되었다. 애니를 접해봤어도 그렇다. 애니를 본 사람들 특유의 말투가 있다. 가령, "~랄까"라던지 "~했으려나", "에?", "~했습니다만?" 이런 것들. 그리고 자신의 전자기기 배경을 애니 캐릭터로 해놓는다는지. 이런 것에 관용적인 사람이라면 그냥 일반인을 보는 듯할테지만 이런 류를 정말 혐오하는 사람들은 정말 싫어한다. 극도로 싫어한다. 그러니까 그냥 괜찮은 사람으로 보이려면 말투도 고치고 자신의 컨셉을 바꾸는 것이 좋을 것 같다는게 나의 생각이다. 


 네번째로 IT하는 사람들 중 외부활동을 많이 하는 사람들 중 이런 사람이 있다. 학교에서 자신은 아웃사이더인데 외부에 아는 사람들이 많아서 인싸인 척 하는 애들. 우리 학교에 특히 많은 부류이다. 가끔 학교에서도 자신이 인싸인줄 알고 행동하는 친구들이 몇 있는데, 전혀 아니다. 나도 그랬다. 한때는 비오비에서 알게된 형들 누나들이 인생의 전부였고 학교 친구들보다 그 분들하고 더 친했으니깐. 좀 어떻게 보면 억지이긴 한데 친구들 중 가끔씩 싫어하는 친구들은 있더라. 이 경우는 학교에서도 IT하는 애들하고만 친하게 지내지 말고 두루두루 사귀면 해결된다. 


 이렇게 네가지 이유를 써보았는데 그냥 막쓴거라 논리적이진 않다. 그냥 내가 6개월 정도 IT하는 애들 외 친구들과 친해지면서 자연스레 알게된 것들을 나열한 것 뿐이다. 이렇게 써본 것을 다시 읽어보니 그냥 과거의 나에 대한 일방적인 혐오같아 보이기도 한다. 그냥 과거의 나와 반대되는 행동들을 하면 된다. 그게 끝이다.